

룩소에 있는 4개의 신전중 가장 오래된 신전으로 룩소 신전과 마찬가지로 룩소의 지방신에서 신왕국시대에 우주의 창조신으로 격상된 Amon 신을 위해 봉헌된 신전입니다. 제18왕조의 아멘호테프 2세 (BC1453-1419)에 시작하여 그리스-마케도니아 혈통의 Ptolomaic왕조 (BC 305-51) 에 걸쳐 1,500년 동안 건축되고 증축된 신전입니다. 남쪽에 있는 무트(Mut) 신전, 북쪽에 있는 몬투신전으로 구성되며 주신전인 아몬 신전은 로마의 베드로 성당, 파리의 노틀담 성당, 이탈리아 북부의 밀라노 성당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넓다고 합니다. 그리고 카르낙 신전은 약 2,000m 떨어진 룩소 신전과 인간의 머리를 한 스핑크스 통로로 연결 되었었다고 합니다.
나일강이 보이는 넓은 광장을 지나 카르낙 신전의 전면 건물을 지나면 무트 신전에 있는 양머리를 한 스핑크스들의 통로를 통하여 주신전인 아몬 신전 내부에 들어서게 됩니다. 하늘 높이 높게 뻗어있는 기둥들이 나타나면서 심장의 박동이 정지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됩니다. 일부 남은 지붕으로 다소 어두운 다주식(多柱式) 홀은 길이 102m, 넓이 53m 의 크기라고 하는데 좌우 양쪽에 67개씩 134개의 거대한 신전 기둥들이 늘어 서 있었습니다. 기둥 하나가 높이 23m, 둘레가 15m에 달하며 거대한 기둥숲(Hypostyle Halls)이라는 이 다주식 홀은 상상을 초월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하였습니다.
지붕밑에 돌로된 창문이 있어 햇빛이 통하게 하였다고 하는데 모든 기둥과 벽에는 이집트 상형문자와 신과 인간, 자연, 동물, 식물, 제사 등등 끝없는 이야기들이 기록되고 조각되어 있었습니다. 수천년 동안의 신과 인간의 이야기들을 읽기에는 지식이 부족하고 시간이 부족하였습니다. 수 많은 파라오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신과 함께 펼치고 있으며 파라오들의 석상들이 수 없이 많이 조각되어 있었습니다. 거대한 돌기둥이나 석상, 그리고 돌들이 아스완의 채석장에서 나일강의 뗏목을 이용하여 옮겨졌다고 하는데 3500년전 원시적인 장비로 어떻게 옮길수 있었는지 과연 상상을 초월합니다. 신을 위한 헌신인지 파라오의 통치에 의한 강제 노역이었는지, 아니면 신과 파라오를 위한 참여였는지는 알수 없지만 신전에 기록된 신과 파라오 이야기에 기록되지 않은 수많은 이름없는 이집트인들의 아픔과 고통과 사랑과 죽음의 이야기가 들리는듯 하였습니다.
다주홀의 신전 기둥숲을 지나서 밖으로 나오니 두개의 높은 Obelisk Monument 가 보였습니다. 제 18왕조 투트모스 1세(BC 1524) 와 3세(BC 1504-1450)가 세운 두 쌍의 오벨리스크들 중 하나(높이23m, 무게143톤)가 서 있었고 또 핫셉슈트 여왕(BC 1498-1483)이 세운 2개의 오벨리스크들 중 하나가 서 있었습니다(29.56m). 이집트의 오벨리스크들중 몇 개는 영국으로, 프랑스로, 로마로, 그리고 미국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신전 한쪽에 누워있는 다른 오벨리스크도 있었습니다. 오벨리스크란 그리스어로 작은 꼬챙이란 뜻이며 아스완 지역에서 생산되는 붉은 화강암으로 한덩어리의 돌로 만들었는데 원시적인 기술과 도구로 어떻게 그렇게 섬세하고 정교한 작품을 만들었는지 감탄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스완 채석장에 누워있는 미완성 오벨리스크 또한 경이적이었습니다.
돌산을 깍아서 만든 미완성 오벨리스크로 가운데가 금이 가 있어 완성되지 못한채 방치되어 있었는데 원래 태양신 Ra에게 헌납하는 오벨리스크는 절대로 금이 가면 안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포기한 것이라 합니다. 이 오벨리스크가 완성되었더라면 41.75m 로 가장 높은 오벨리스크가 되었을거라고 하는데 이를 옮기기 위해서는 40개의 로프를 걸고 6,000명의 인부가 끌어야 된다고 합니다. 누워 있는 오벨리스크 밑부분에 어떻게 돌의 결을 따라 돌을 쪼갰는지를 보여주는 조그마한 돌 구멍들이 연속적으로 보이는데 파피루스 줄기를 꽂아 물로 불리면 그 압력으로 돌이 결에 따라 갈라진다고 하였습니다.
아몬 신전의 신전 기둥은 신전 건물을 시작한 아멘호테드3세가 12개를 세우고 200여년의 세월동안 수 명의 파라오들이 추가로 건축하였다고 하였습니다. 멀리 흙벽돌로 쌓은 담장의 일부가 보였는데 수 많은 신전 건물들이 모여 있었으며 이들을 자세히 관람하려면 몇일이 걸릴듯 하였습니다. 신전 외곽쪽에 커다란 연못이 있는데 이 연못은 나일강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 옛날 나일강의 수위를 측정하는 Nilometer가 있었다고 합니다. 파라오나 사제들이 나일강의 증감을 예측하여 나일강의 범람의 유무를 알고 이집트인들에게 알리는 일이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나일강은 이집트인의 생명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연못 앞에는 풍뎅이 모양이 돌기둥 위에 조각되어 있는데 아침 햇빛과 함께 움직이는 태양신을 상기하는 것이라 합니다. 풍뎅이신 주위를 돌며 소원을 빌면 원하는 것들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옛날 우리 조상들이 하던 탑돌이와 같은 뜻이 아니었나 생각되어졌습니다. 밖에는 넓은 신전뜰에 이름 모를 신전, 구르는 유물들, 전진하는 자세의 람세스 2세 석상, 죽은자를 상징하는 신, 스핑크스, 수없는 크고 작은 신전 기둥과 수 많은 석상들이 방향 감각을 잃어 버리게 하였습니다.
카르낙 신전!
신을 숭배하는 인간의 마음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수 많은 파라오들은 신의 아들이라 스스로를 격상시키지 않았을까? 생각도 듭니다. 카르낙 신전을 관람하는 마음에 이집트 여행의 신비함과 소중함을 느끼며 이제부터 관람하는 모든 과정이 보너스로 생각되어짐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것이라 느껴졌습니다.
글: 강길원, 사진: 김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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