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ino에서 체험한 몸의 신비
Santiago de Compostella로 떠나기전 아침에 한입 베어 먹은 pear의 맛이 쓰다. 자세히보니 꼭지에 핀 까만 곰팡이를 함께 먹은가보다. Santiago 가는 bus에서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한다 . 살갖이 개미때에 물린듯, 바늘에 찔린듯 아파오며 마비 증세가 난다. 곰팡이의 신경독 증세다. Camino 시작 지점이 가까이 오는데 신경독 증세는 깊어진다. 팔과 다리 피부에 포도알 처럼 솟아 오른다 . 버스가 정차하고 일행들이 걷기위해 내리기 시작한다. 내릴려고 일어나니 다리가 휘청하고 숨이 가파진다. 가이드는 마지막으로 내가 내려오길 기다리지만 숨은 더 가파왔다. 산경독 증세에서 호홉곤란이 가장 위험하다. 가이드에게 부탁하여 병원으로 버스 운전사와 걱정하는 아내와 함께 온 길을 되돌아 병원을 찾아 달렸다. Camino를 오랫동안 걷고있는 순례객들이 보인다. 저 순례객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있을까? 이순간에 나에게 일어나는 일에는 무슨 뜻이있을까? 버스가 달리지만 병원이 있을만한 마을은 안보인다 . 기도가 저절로 나온다 . "독이 들어왔으니 이제 주님께서 준비해 주신 내 몸의방어 기능인 자생력이 시작될때 입니다. 지금이순간 저에게 꼭 필요합니다." 간절한 화살 기도가 나온다. 버스가 7-8 분 달렸을 때 나는 몸에서 아지랑이 처럼 움터오르는 자생력의 움직임을 느낄수 있었다. 숨 쉬기가 차츰 정상으로 돌아온다. 포도알 처럼 솟아났던 피부가 가라 않기 시작한다. 못에 찔린것 같은 피부의 아픔이 사라진다. 운전사에게 "estoy bien" 하며 버스를 되돌렸다 . 운전기사가 교회팀 선두에 우리 부부를 내려줬다. 그리고 나중이 처음이 되어 걷게되었다. 뒤에 따라오는 일행들이 우리보고 너무 빨리간다고 목멘 소리를 한다. "나 조금전에 죽다 살았어요. 아직 얼떨떨해서 그래요" 했지만 다들 무슨 소리 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 일을 경험하면서 내가 위험에 처했을 마지막 순간에 필요한것은 두 사람 뿐인것을 깨달았다. 언제나 나와 함께할 아내와, 위험에 처한 순간의 나를 도와줄 능력이 있는 사람. 오늘 내곁에 아내가 있었고,처음 만난 이국의 버스 운전사가 나를 도와준 은인이였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어느 순간 모두 서로의 은인이 될수있다. 나와 모두는 서로가 크고 또는 작게 이어져있다. 모두는 하나에서 나왔기에 서로 미워할 사람은 하나도 없다. 서로 사랑할 사람들 뿐. Santiago Comnpostella 성당까지 묵념에 빠져 나중에야 그 길을 걸었던 인증샷이 한장도 없다는걸 알았다 .
그래도 가슴에 뚜렷하게 찍혀진 산티아고 순례길은 평생 기억에 남을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