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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터어키를 찾아서- 이스탄불 (2)2012-11-1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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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어키를 찾아서

- 이스탄불 (2)

 

                                                   희봉 칼럼 (수필가)

 

 

벗이여. ‘보스포러스해협에서 성 소피아 성당의 돔을 바라봅니다. 가을 하늘은 이곳도 얼마나 맑고 깊은지 성소피아 미나레트(첨탑) 들이 물대신 푸른 하늘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성스러운 지혜라는 하기야 소피아(Hagia Sophia)”. 1,500여 년이나 된 이 성소는 기독교와 이슬람 간의 수천년간 긴 투쟁과 살육의 세월을 견뎌낸 채 과거와 현재 사이에 서 있습니다. 아니 천상과 땅 사이에 떠 있습니다. 소피아 성당은 정복자 술탄 메흐멧 2세의 상징인 거대한 블루 모스크와 마치 힘겨루기라도 하듯 마주보고 있습니다. 기독교와 이슬람, 이 배다른 형제들은 오늘 이 땅에서의 반목과 공존을 거듭하며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요.  

 

형도 알다시피, 보스포러스 해협은 아시아와 유럽 대륙가 거의 맞닿은 곳입니다. 마치 샌프란시스코에서 피안의 버클리 언덕을 바라보는 듯 합니다. 이런 지정학적인 위치로 옛 로마의 콘스탄티누스가 세운 성 소피아 성당은 900여년간 캐톨릭 성당으로 지속하다가, 1453년 오스만 제국의 점령으로 이슬람 사원으로 변모했습니다. 근세에 들어와 비쟌틴 양식의 최고 걸작물로 인정받은 성 소피아는 성당도 모스크도 아닌 인류 유산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회당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높은 천정 돔에는 창이 많아 실내는 밝고 환합니다. 높다란 벽에 검은 바탕, 금색 문양으로 쓰여진 둥근 아라베스크 벽판이 회교사원이었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층으로 올라가니 놀랍게도 옛날 성당시절의 벽화, 데이시스(Deisis) 모자이크가 나옵니다. 금박을 입힌 모티프 벽화로 중앙에 예수님이 성모마리아와 함께 인자한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어떻게 성화들이 말살되지 않고 남아있는지 궁금함을 인솔자가 풀어줍니다. “정복자 메흐멧 2(Mehmet II)는 종교적인 아량을 가졌던 지도자였지요. 교회를 사원으로 변경할 때 옛 성당의 벽화를 말살하지 않고 그 위에 회로 덧칠을 하라고 지시했답니다. 그 덕분에 수천년이 지난 오늘 날 인류유산은 살아남았습니다.”

 

아량과 용납. 이것이 종교의 본질일 터인데 21세기 지금도 아랍지역에서 불길처럼 일어나고있는 기독교 서방국들에 대한 광란적인 증오를 봅니다. 이에 대해 보복과 응징으로 맞서는 기독교인들의 반감도 못지않습니다. 아직도 종교의 맹목에 매달려 인종말살까지 서슴치않는 광분을 보며 인류의 존망이 걱정스럽습니다.   

   

 

벗이여,  문득 이슬람의 덕장 살라딘과 그의 맞수로 십자군을 이끈 사자왕, 리차드 1세를 가 떠 오릅니다. 아시다시피 살라딘은 이집트의 술탄으로 3차 십자군 원정에 맞서 싸웠습니다. 그는 무자비했던 십자군의 군주들에 비해 덕망이 높아 그의 기사도 정신과 자비심은 서방세계에 널리 전해졌습니다.  

 

전설 하나. 살라딘이 리처드 1세 군대와 아르수프 전투를 벌였던 때 일이라고 합니다. 리처드 왕이 부상을 당하자 살라딘은 공격을 멈추고 의료진을 보내 돌보았습니다. 리처드가 전투중에 말을 잃자 살라딘은 두 필의 말을 보냈다고 합니다. 비록 살라딘은 리처드와의 전투에서 패배하였지만 리처드 역시 예루살렘을 정복하는데는 실패했습니다. 두 왕은 서로 존경하게 되었고, 결국 1192년 평화협정을 맺어 예루살렘은 이슬람의 지배하에 두되 기독교인 순례자들이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친구여, 이 평화의 이야기가 여행자의 마음을 흐뭇하게 합니다. 모든 인류의 염원인 평화를 이뤄내는 것은 인간의 모략이나 전쟁이 아닌 하늘의 지혜임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1,500년 전 부터 그 염원을 담아 소피아 성당을 세웠을 것입니다.   

 

석양무렵, 골든 혼의 선착장에서 배를 띄웁니다. 왼쪽엔 유럽대륙이고 오른쪽은 아시아입니다. 물가에 서 있는 화려한 돌마바흐체 궁전, 그리고 멀리 언덕에 솟은 슐래이마니에 사원을 바라보다가 유명한 위스크다르, 아시아의 땅끝까지 왔습니다

 

벗이여, 사랑과 평화만이 이슬람과 기독교를 공존케 할 수 있겠지요?  아시아와 유럽을 하나되게 하겠지요? 새 시대에 살라딘과 리차드 1세같은 성스러운 지혜 (Hagia Sophia)”를 가진 지도자들이 나오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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