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 여행기 - 따뜻한 마음이 살아 있는 나라 코스타리카

David Kim | 12/2/2015

   추수감사절 몇 주 전부터 어떻게 하면 보다 의미 있는 연휴를 이국땅 이곳 미국에서 동고동락해온 30년 인생 동반자인 아내와 함께 보낼 수 있을까를 연구하던 중 일간지에 자주 소개되는 중남미의 알프스라 불리는 코스타리카로 여행을 떠나기로 하였습니다. 엘살바도르의 수도인 중간 기착지 산살바도르를 거쳐 코스타리카 산호세 국제공항에 도착하니 날씨가 좀 더웠습니다. 캐럴송과 크리스마스츄리 장식과 반팔 차림의 사람들이 미 동부와는 한 시간 차이가 나는 산호세 국제공항에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오후 4시에 코스타리카에 도착하였는데 한스 여행사 표지판을 든 한국분이 가이드로 마중 나와 계셨습니다. 25년 전 회사일로 이곳에서 근무하다 코스타리카에 매료되어 은퇴 후 이곳에 정착 하였다는 이 선생님의 안내로 멋진 대형 벤스 버스에 몸을 실은 20대 부터 70대까지의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되어있어 활기와 원만함이 조화를 이루었던 우리 일행 31명은 첫날 저녁 메뉴가 준비 되어 있는 커피나무로 구운 통닭구이 전문점으로 향하였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블랙프라이데이 주간이라 엄청 교통이 복잡하다는 설명을 들으면서 드디어 통닭집에 도착 했습니다. 가이드의 말씀이 커피나무는 연기가 없고 화력이 좋아 숯불처럼 잘 구어진다 하면서 입맛을 돋워 주었습니다. 코스타리카의 2대 주력 상품 중 하나인 커피나무의 평균 수명이 25년 정도인데 수명이 다 된 나무들은 통닭구이 장작으로 사용된다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로티서리 통닭과 함께 유까 튀김이 나왔는데 산자처럼 사각사각하면서 심이 없어 맛있었습니다. 커피나무의 살목성인 정신으로 구워진 닭고기 또한 함께 갔던 나이 드신 분들도 좋아 하신 것처럼 완전히 입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맛이 있었습니다. 점심과 저녁이면 인산인해로 줄서는 250석 규모의 유명한 식당인데 마침 블랙프라이데이 주간이라 우리 일행이 시간을 잘 맞추어 와서 한가하게 즐기면서 먹게 되었다고 합니다. 시큼한 살라드와 매콤한 소스를 곁들여 먹는 통닭맛과 파파야와 파인애플 주스 맛이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주스 한 잔에 3달러인데 31명 일행 모두에게 가이드께서 원하는 음료수를 쏜다하는 바람에 더욱 맛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치안 하면 중남미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가 코스타리카라고 합니다. 그런데 집마다 모두 창살이 쳐져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웃 국가들에서 유입되는 인구로 인하여 일어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각 집마다 그렇게 대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유비무환의 정신이 투철해서 안전한 나라에 속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나라의 국민소득이 약 만 불인데 중남미의 다른 나라의 국민소득은 이삼천 불 수준이니 자연히 주변 나라로 부터의 인구 유입이 있게 되어 일어나는 현상이라 생각되어졌습니다.

이 나라 사람들의 국민성은 착하고 순수하답니다. 코스타리카에는 남미의 다른 나라들에는 없는 "뿌라비다"라는 단어가 있는데 그 뜻은 퓨어라이프 - 순수한 즐거운 인생에 감사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 나라 사람들은 조금만 좋은 일이 있어도 "뿌라비다"하면서 서로에게 즐거운 감사를 표한다고 합니다. 가이드 말씀이 현지인들과 접촉할 때 이 단어를 사용하면 좋아 할 거라고 하였습니다.^^

저녁을 먹고 산호세(세인트 요셉이라는 뜻임) 시내 관광을 나갔습니다. 첫 번째로 설명을 들은 건물은 1895년 설립된 국립극장인데 그 당시 남미의 여러 나라들을 돌면서 공연하던 유명한 성악가가 코스타리카에는 자신이 공연할 장소가 없다면서 산호세를 비켜가자 바나나와 커피 농장주들이 격분하여 그때 당시 최고의 원형극장으로 건축한 건물이라 합니다. 그러나 그 뒤 보수공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지금은 낙후된 건물이 되고 말았다 하네요.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이 건물을 방문하였고 국제예술제가 열렸던 4년 전 태권도 시범단과 비보이 사물놀이 남사당패들이 와서 한국을 알렸던 장소이기도 하답니다.

이곳 산호세 시내에 자리 잡은 전체적인 건물들은 미국과는 달리 그 규모가 아기자기 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다른 유명한 곳은 황금박물관인데 그곳에는 코스타리카인의 선조들이 착용했던 금 장신구들이 전시되어 있고, 1502년 콜롬보스가 4차 항해 시 코스타리카에 도착하여 보니 인디언들이 금으로 그들의 몸을 장식한 모습을 보고서 코스타리카-(리치코스트)라고 외쳐서 국호가 코스타리카로 불리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고 합니다. 산호세 시내에서 자주 목격 할 수 있었던 빨간 승용차들은 이 나라의 택시들인데 이 택시의 약 40프로가 현대 차종 이고 아주 오래된 액셀까지도 택시로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그 이유인즉슨 얼마 전 작고하신 김영삼 전 대통령 정부 때 IMF로 인하여 한국의 자동차 값이 막 떨어지자 이곳 중산층들이 현대 중고차들을 살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 당시 현대 중고차 몇 만대가 코스타리카로 수입되어 들어와서 요즘 트래픽의 주범 역할을 하고 있다합니다. 내일은 높이 약 2700미터인 뽀아스 화산 정상 등정 예정 (백두산 높이 정도)이니 우비 우산 잠바 운동화를 필수로 준비하라는 친절한 가이드 선생님의 설명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온천으로 이동하는 계획이 잡혀 있었습니다. 여행사에서 준비한데로 그 일정에 몸을 맡기고 스트레스 없이 온전히 관광에만 몰두하여 즐길 수 있는 패키지 여행의 장점이 돋보이는 장면 이었습니다. 위 사진은 이번 여행에 함께한 일행 모든 분들이 이국적인 커피 농장의 전경을 만끽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전체 한인 교포수가 약 500명 정도인, 대서양과 태평양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코스타리카에 도착하여 커피나무로 지핀 통닭을 맛있게 먹고 나서 시내를 둘러본 후 그 나라 5성급 호텔이라는 윈담호텔(hotel Wyndam)에서 첫날의 여정을 풀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 식사를 위하여 맨 아래층으로 내려갔더니 남미의 풍취가 물씬 나는 야자수 나무들로 둘러싸인 한 눈에 봐도 일류 아키텍처의 손길이 들어갔음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야외 풀장 옆에 자리 잡은 정말 멋진 식당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찍 일어나서 맨 먼저 식당에 간 덕에 가장 좋은 자리를 잡고 앉아 넉넉하게 생긴 중년 남미인의 친절한 서비스로 제공된 진한 커피 향을 음미하면서 달콤한 파파야와 파인애플이 한 상 가득한 남미풍의 브렉퍼스트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해발 2700여 미터의 높이에 자리 잡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휴화산 정상이 만들어낸 유황호수를 보기 위하여 버스로 이동하던 중 다시 만나게 된 현대 제품의 빨간 택시의 모습은 자연히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해주었습니다.

불규칙한 정상의 날씨로 인하여 10번 올라가면 2-3번 정도 확률로 유황호수를 볼 수 있다는 현지 가이드분의 설명이 아직 귓가에 가시기도 전에 버스 주차장에서 정상까지 약 600미터 되는 거리의 길가에 분포하고 있는 가난한자의 우산이라는 의미의 솥뚜껑만한 커다란 초록색 잎의 식물들을 지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오르기 시작 하였는데 1000미터에 위치한 산호세와는 다르게 상당히 쌀쌀한 온도로 인하여 두툼하게 입은 잠바를 다시 한 번 저절로 여미게 되었습니다.

매캐한 유황 냄새를 맡으면서 그 유황 냄새 때문에 발생 할 지도 모르는 위급상황에 대한 대처방법이 적힌 경고문을 뒤로한 채 정상에 도착하여 보니 행여 불붙을 줄 모르니 담배 피지 말라는 경고문외에는 아니나 다를까 정상은 온통 운무로 가득 덮여 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서 구름아 걷혀다오 안개야 사라져라 세계각지에서 온 관광객들 모두 자라목이 되어 바람이 불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찰라 불어오는 바람에 따라 약간씩 걷히는 축축한 이슬비 같은 느낌의 안개사이로 유황천이 조금씩 그 자태를 드러냈다 사라졌다 하는 순간 마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고 모두들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는 가운데 저희 부부도 열심히 셔터를 눌러 댔습니다. 비바 뽀아스 ^^

다음 행선지는 코스타리카 국립공원 안에 자리 잡은 라빠스 나비공원, 밀림 트레킹과 여러 개의 폭포들을 만끽 할 수 있는 장소로 이동하여 그곳 식당에서 점심까지 해결 했습니다. 세상에나 정말 나비종류들도 많더군요. 코스타리카는 수만 종의 식물들과 곤충들 그리고 동물들이 생태계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행복지수 1위의 나라로도 잘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또한 코스타리카는 1949년에 군대 철폐를 헌법 화하여 법적으로 군대를 금지시킨 나라가 됨으로 국민들 모두가 무력으로 부터의 자유를 얻은 세계 최초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자연그대로 보전된 시원한 폭포들이 넉넉하고 풍부하게 흐르는 모습을 더욱 친숙해진 일행들과 함께 감상하면서 코스타리카는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교포 분들에게 우리 자신들을 위한 쉼의 여유가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해주는 좋은 장소라고 여겨졌습니다.

많은 호수들을 뜻하는 이름의 로스 라고스(Los Lagos)방갈로로 이동하여 이틀째 여정을 풀었는데 간단한 방갈로 안을 단장 해놓은 침대와 걸려 있는 액자의 화초 그림과 벽의 색조 역시 남미 향취가 물씬 나는 계통의 색깔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이 방갈로식 호텔은 세계 10대 활화산중 하나인 아레날 볼케노(Arenal Volcano)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방갈로까지 들어가는 곳에 자리 잡은 동네의 이름이 “La Fortuna"인데 행운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아직 까지는 행운이..ㅎㅎ) 선견지명을 가진 유대인들에 의하여 조성된 이 방갈로형 리조트가 있는 휴양지의 규모가 산 한쪽켠을 다 차지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밤새 줄기차게 지붕을 두들기던 빗소리가 아침의 여명에 의해 물러간 후 밖에 나와 보니 너무 아름다운 숲속에 자리 잡고 있는 리조트였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안개가 물러가기 전에 한 컷 찰칵!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는 심정으로 꽉 잡고 탄다는 뜻에서 유래 했다는 "지프라인-Zip-Line"(7080세대의 썰렁 개그입니다.^^;)을 이곳에서는 카노피(Canopy)라 하더군요. 이번 여행을 함께 했던 일행들 중 2/3에 달하는 20명의 인원이 참여하여 아열대의 날씨답게 간간이 올챙이 같은 굵은 빗방울이 사정없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모두들 함께 만끽한 밀림 속을 가로지르는 스릴의 활강 경험 또한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 되어질 것 같습니다. 타이타닉 영화처럼 양팔을 벌린 자세로 엎드려서 활강 할 수 있게 셀파들이 도와준다고 해서 날아가는 비행기모양으로 활강 해보는 아내를 포함한 용감한 아주머니들도 여러분 계셨습니다.

오후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온천 중에 하나라는 따바꼰 노상 온천에서 몸을 녹였는데 각종 열대 화초들로 장식된 누구나 이곳을 방문하시면 분명 감탄을 발할만한 정말 비경의 온천 이었습니다. 화산지열로 데워진 알칼리성 광천수와 아열대 기후가 만들어내는 빗물로 이루어진 시냇물을 적절히 조화시켜 여기저기 냉천과 온천을 자연스럽게 배치하여 설계한 따바꼰 온천, 함께 이번 여행에 참여한 수십 명의 일행들이 어디에서 몸을 담그고 있는지도 알 수가 없을 정도로 여러 개의 온천들이 있는 곳, 내가 가지고 있는 온천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업그레이드되는 순간 이었습니다. 특히 맨 아래 온천풀장이 자리한 곳에서 남녀 모두 수영복 차림으로 즐기는 칵테일 바 또한 명품이었습니다.

약500만 명의 코스타리카 인구 중 적어도 300만 명이 모여 살고 있는-산호세, 에레디아 그리고 알라구엘라-3개의 아름다운 도시 야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한눈에 펼쳐진 Pilsen 식당에서 즐긴 저녁 식사는 이 식당에서 제공하는 코스타리카의 전통춤만큼이나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예전에는 전통 무희들이 손님들의 손을 이끌고 나와 함께 춤을 추곤 했다는 가이드의 말씀에 왜 그런 순서가 빠졌는지 좀 아쉽기는 하였습니다.

마지막 날 4일째 아침에는 코스타리카의 유명한 Britt 커피 공장 투어가 있었습니다. 코스타리카 곳곳에는 소가 끄는 붉은색으로 치장한 수레가 있었고 장난감 또한 그런 모양이 있어서 분명 무슨 뜻이 들어 있는 수레로구나 하고 생각 했었는데 드디어 이 커피 공장에 들려서야 그 의문이 풀렸습니다. 이 수레는 바로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에 커피를 실어 나르던 운송수단 이었었는데 수백 년간 대대로 땀 흘려 수확한 커피를 실어 날랐던 코스타리카인들의 애환이 담겨 있는 수레였던 것이었습니다! 모든 일을 수공으로 해야 하는 커피수확에 유일하게 사용된 운송수단 “셀세로”가 마음씨 좋은 코스타리카 사람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가슴으로 알게 해주는 찡한 순간이었습니다.

어려웠던 시절을 이겨내고 중남미의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게 해준 커피 농사에 담긴 애환을 오렌지색의 화려한 문양을 수놓은 수레로 표현한 코스타리카 사람들의 넉넉함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쁘라비다” 아마도 순수한 삶에 대한 감사를 일상적으로 매순간 표현하는 그들의 마음에 들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세계 어느 곳에서나 어려움을 이겨낸 민족들이 살아가는 곳에는 그들 특유의 승화된 전통을 상징하는 심벌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코스타리카에는 “쁘라비다”라는 인사말과 “셀세로”수레가 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처음부터 돌아오는 마지막 순간까지 모든 일정을 친절하게 잘 돌보아주신 애나씨와 다음 코스타리카의 여행을 위하여 미리 함께 해주시고 묵묵히 도와주신 이 선생님 그리고 현지의 가이드 이 선생님 포함하여 우리 일행 모두가 즐겁고 안전한 여행이 되도록 힘써주신 한스 여행사의 모든 분들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2015년 추수감사절 연휴에 경험했던 짧은 코스타리카의 여행은 우리 부부의 마음의 사진기에 더 많은 의미를 심어준 행복한 여행이었음을 확신하면서 코스타리카 여행 후기를 마칩니다.

 

평안 한의원 원장 David Kim